본 글은 정신의학과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검색데이터 해석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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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일수록 '키워드'가 방향을 결정한다
마케팅은 대개 시장 전체를 조망하는 일로 시작된다. 하지만 병원 마케팅처럼 특정성과 민감성이 모두 높은 분야에서는 ‘전체 시장’이 아닌 ‘구체적 맥락’에서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광고의 효율을 넘어, 타깃 사용자의 실제 행동과 심리까지 이해하는 태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이 아닌 '분과'를 중심으로
의료 마케팅에서 흔히 ‘병원’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사용하게 된다.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전략이지만, 실제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해당 전략은 허점이 많은 전략이다. ‘병원’이라는 키워드에는 ‘동물병원’, ‘치과’, ‘의사 채용’ 등 무관한 검색 흐름이 과도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신과’나 ‘정신건강의학과’ 같은 분과 중심 키워드는 사용자의 의도 밀도가 훨씬 높다. 이는 곧 정확한 타깃 유입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타깃이 정확할수록 콘텐츠의 방향도 명확해진다. 누구에게, 어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심리 흐름’을 키워드로 포착
정신의학과 마케팅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상담’, ‘후기’, ‘약’, ‘의사’ 같은 정서적 신뢰 기반 키워드의 비중이 높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이는 타 분과와 명확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피부과 추천’, ‘내과 비용’과 달리, ‘정신과 후기’, ‘의사 상담’, ‘약 복용기’ 등의 검색은 단순한 정보 탐색이 아니라, 방문 전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탐색이다. 이는 곧 마케팅 메시지의 방향이 “이 병원이 좋은 이유”가 아니라 “이 병원에서 내가 덜 불안해지는 이유” 여야 함을 뜻한다.

검색데이터는 정서적 힌트
‘키워드 분석’이라는 말은 흔히 기술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키워드는 단순한 검색량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 망설임, 욕망이 언어로 드러난 흔적이다.
이를 단순히 ‘많이 검색된 단어’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왜 이 단어가 여기에 나왔을까?", "이 단어를 검색한 사람은 어떤 상태였을까?"라고 질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심리적 서비스 분야에서는 이런 접근이 필수이다.
더욱이 ‘정신의학과’와 같이 어떠한 고정관념이 있는 분야라면, 해당 내용을 둘러싼 ‘심리적 문턱’을 인식하고 그것을 낮추기 위한 전략적 감수성 때문에 더욱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정신건강 서비스는 의료 서비스 중에서도 유독 낙인감(stigma), 노출 불안, 자기 고백의 불편함 등이 높게 작용하는 분야이다. 사용자는 스스로를 '환자'로 규정하지 않으려는 심리 속에서 상담을 ‘가볼까 말까’ 망설이고 명확한 검색을 진행하지 않으며, ‘무기력’, ‘수면장애’처럼 완곡한 단어로 검색을 시작한다. 이처럼 직접적인 키워드보다는 우회적인 언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단어의 표면만을 읽는 접근으로는 실질적 콘텐츠 설계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마케팅의 시작은 키워드의 양이 아니라 그 언어가 놓인 맥락, 즉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지 못한 채 말하려 했는지를 포착하는 감각에서 시작해야 한다. 정신의학과와 같이 사회적으로 무언가 이미지를 가진 서비스는 해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신뢰’로 이어져야만 작동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즉, 숫자만이 아니라 의미를 읽는 것이 진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다. 그리고 이 태도는 정신과 마케팅뿐 아니라, 법률·교육·고령층 서비스 등 다양한 전문 영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